내가 탤런트로 데뷔한 건 7살 때였다.

일거리는 순조롭게 들어왔지만, 인생의 전환점이 된 건 역시 '그 영화'이다.

쓸데없이 히트해버린 것이 문제였다. 그 작품 이후로는 비슷한 역할의 의뢰만이 오게 되었다.

같이 일했던 배우 중에는 유명해진 녀석도 있었고, 두 번 다시는 그 이름을 보지 못하게 된 녀석도 있었다.

이 얘기를 하는 나는, 계속 '그 영화'에 사로잡혀있다.

벌써 3년, 제대로 된 예능계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런 때에 발견한, 인터넷 방송.

 

 

아직 할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소모품 따위가 아니다.

 

 

 

여성1: 최악!

짝!

때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강의실 안을 울렸다.

내 뺨을 때리는 소리이다.

여성1: 이젠 몰라!

마츠리: 기다려.

교실에서 나가는 여자를 쫓아가는 척한다.

물론, 척만. 정말 쫓아갈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저 여자와는 이제 끝. 다음 여자에게 가면 그만이다.

여성2: 마츠리 군, 괜찮아?

여성3: 저 애도 너무하다. 빨리 헤어져버려, 카도 군.

다음 후보는 산처럼 쌓여있다.

마츠리: 하지만, 아직 좋아한단 말이야.

시무룩하게 있어본다.

여성2: 불쌍해라…… 힘내.

여성3: 걔 말고도 여자는 많잖아.

그 말이 맞다.

마츠리: 고마워. 아, 강의 시작한다.

교수가 강의실에 들어왔다.

나는 모여있던 여자들과 헤어져, 자신의 짐을 둔 자리로 돌아왔다.

사라사: 지긋지긋한 남자.

내 뒤에 앉은 유미 사라사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사라사: 방금 그 애와는, 벌써 끝이야?

마츠리: 그래, 공략한 여자에는 흥미가 없어. 다음 여자를 찾을 거야.

사라사: 지겨워라.

사라사는 내 유일한 친구이다.

미인이지만, 어째서인지 그녀에게는 전혀 흑심을 품지 않게 된다.

사라사: 조만간 여자한테 살해당할지도.

마츠리: 남자로서는 그보다 더 행복한 게 없겠네.

사라사: 바보 아니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라사는 웃고 있다.

사라사: 그래, 너한테 딱 맞는 도시전설을 알려줄게.

뒤에서 사라사가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스마트폰의 화면에는 광고수입을 목적으로 한 기사 모음이 표시되어있다.

마츠리: 이케멘만을 노리는 저주받은 게임!?

마츠리: 뭐야, 이 바보같은 기사는

사라사: 우선은 기사를 읽어봐.

마츠리: 읽는 거 귀찮아. 네가 설명해.

그렇게 말하니, 사라사는 기쁜듯이 설명을 시작한다. 얘기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사라사: 이케멘의 실종이 전국에서 있다르고 있대. 어느날 갑자기, 전조도 없이 실종된다고 하더라고.

마츠리: 죽은 건 아니고?

사라사: 그럴 가능성도 높다고들 하더라.

사라사: 그도 그럴게, 모두 귀중품이나 스마트폰은 자택에 놓고 갔대.

마츠리: '그렇대'만 몇 번째야?

사라사: 도시전설인걸 어떡해.

사라사: 사라진 이케멘들한테는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여자 버릇이 나쁘고———

마츠리: 이케멘의 천성이지

사라사: 얘길 좀 들어봐. 그리고, 전원의 스마트폰에 같은 게임이 있었대.

마츠리: 무슨 게임?

사라사: 오토메 게임.

마츠리: 뭐?

사라사: 여성을 타겟으로 한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을 오토메 게임이라고 한대.

사라사: 즉, 히로인이 이케멘을 공략하는 게임.

마츠리: 왜 남자가 그런 게임을 해?

여자가 없는 놈이라면, 여심을 공부하려 했다는 가능성이라도 있다. 불쌍한 남자들이다.

하지만 나같은 미남자라면 그럴 필요는 없다. 여자가 멋대로 다가오니 말이다.

사라사: 당연히 멋대로 설치된 거지. 그러니까 저주라고 하는거야.

사라사: 마츠리도 조심해. 어느새 저주받은 게임이 설치되어 있을지도.

마츠리: 바보같아.

사라사: 아까 여자애, 기가 세보이더라~ 그냥 안 넘어갈지도.

마츠리: ………… 그래서?

사라사: 응?

마츠리: 게임의 제목말이야. 뭐라고 하는데.

사라사: 무섭지?

마츠리: 설…… 마. 그냥 호기심이야. 딱히 겁 먹은 거 아니야. 진짜로.

사라사: 그런 셈 쳐줄게.

마츠리: 야……

사라사: 알겠지? 잘 기억해둬. 그 게임의 제목은——

 

01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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