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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24 01-05 접수
  2. 2020.05.24 01-04 코스튬
  3. 2020.05.23 01-03 손
  4. 2020.05.23 01-02 설치

유달리 눈에 띄는 건물 앞에 도착했다.
큰 철문 옆에 접수처로 보이는 곳이 있다.
마츠리: 누구 없어?
접수 로봇: 네~

마츠리: ………….
접수 로봇: 무슨 용무신가요~?
로봇이다.
요즘엔 로봇이 접수를 하는 회사나 호텔도 없지는 않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조금 더 외관이 보기좋은 로봇을 사용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녹이 슬었다.

마츠리: 그러니까…… 여긴 어디야?

접수 로봇: 이곳은 우유리흐 팩토리입니다.

마츠리: 우유리흐………….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이건 꿈이다.
어디부터가 꿈이었을까. 오늘 아침에 여자한테 뺨을 맞은 부분부터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모든 것이 설명된다.
저주받은 게임의 얘기를 하던 사라사도 현실이 아닌 것이다.
나는 저주받은 게임을 헤맨다는 설정의 꿈을 보고 있음에 틀림없다.
마츠리: 누구 책임자는 없어?
접수 로봇: 예약은 하셨나요?
마츠리: 아니. 
접수 로봇: 그럼, 만나실 수 없습니다.
마츠리: 안에 들어갈 순 없을까. 
접수 로봇: 통행증이 필요합니다.
마츠리: 그렇구나.
로봇이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마츠리: 칫.

어떻게 할까.
이 주변에 드나들 수 있을만한 건물은 여기밖에 없다.
아무리 꿈이라고는 해도, 꽤 걸으니 다리가 피로해졌다.

로봇: 하아~

마츠리: ?
철문 옆, 벤치에 앉은 로봇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분명 말 안 하는 오브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로봇: 당신, 팩토리 안에 들어가고 싶어?

마츠리: 어, 어어…….
로봇: 그럼 이거, 줄게
로봇이 카드를 내게 내밀었다.
마츠리: 이건…… 통행증인가? 괜찮겠어?
로봇: 그래, 괜찮아. 이젠 내게 필요없으니까

마츠리: 뭐?
로봇: 해고당했어. 
마츠리: …… 그렇구나.
로봇: 이제 피처폰의 시대가 아니니까.
마츠리: 뭐, 피처폰?

무슨 소리지?
마츠리: 어쨌든, 필요했어. 고마워.


통행증

팩토리의 통행증

로봇의 얼굴이 붙어있다.



이것으로 우유리흐 팩토리 안에 들어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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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자, 그곳은 공업지대였다. 어디에나 굴뚝이 있었다.

어느 굴뚝에서도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공기는 좋지 않아 보인다.

아니, 공업지대가 맞을까?

무의미하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조형물이 여기저기 존재했다.

저 멀리에는 골격이 그대로 드러난 육교가 있었고,

그 위를 일본에서는 본 적도 없는 중갑 차 같은 열차가 어딘가를 향해 달렸다.

마츠리: 뭐야, 여긴…….

나는, 방금까지 내 방에 있었을 텐데.

거기서 저주받은 게임이 설치되었고…… 그리고, 어떻게 됐더라?

적어도 여긴 내 방이 아니다.

내가 아는 세계가 아니다.

???: …… 아아아아! 싫어어어어어!

마츠리: !

???: 싫어어어어어! 싫어어어어어어!

머릿속에서 비명이 들린다.

마츠리: (…… 위험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심장이 두근두근 소리를 내고, 다리가 덜덜 떨렸다.

몸의 끝부분부터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공황이다.

안돼, 이대로라면 과호흡으로 이어진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마츠리: 진정해, 나. 나는 머리가 좋고 잘생겼고…… 뭐든 할 수 있는 남자잖아.

몇 번인가 심호흡을 반복하고, 조금 평정을 되찾았다.

마츠리: …… 우선은,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돼.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째서인지 길섶에 세면대가 있었다. 왜 이런 곳에.

마츠리: !?

 

 

거울을 보자 내 얼굴이 비췄다.

왼팔이 기계였다. 관절부분이 톱니바퀴로 되어있다.

시험삼아 손바닥을 쥐었다 펴본다. 무엇 하나 불편할 것 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

또다시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진정해, 진정해. 몇 번이고 되뇌였다.

내 팔을 확인했다.

마츠리: 이것도 시계는 아닌 모양인데.

기계 팔에는 조잡한 장식의 팔찌가 끼워져 있다. 
손에 들고 관찰하려고 했지만 팔찌가 빠지지 않는다. 어떻게 빼야 하지.

마츠리: 으음~?
재차 전신을 거울에 비춰보았다.
잘 보니…… 아니, 어디에서 어떻게 봐도 이 모습은 멋있지 않은가.
멋있다, 멋있어. 역시 나.
마츠리: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게 좋아보이는군.
멋있는 나를 보고 있자니, 점점 진정되었다.
냉정한 상태로 다시 주변을 확인했다.
마츠리: 이 주변엔 아무것도 없네…….
아무것도 없는 것도 모자라, 인기척도 전혀 없다.
하나 신경쓰이는 점이 있다면, 멀리 보이는 큰 나무다.
이 주변의 유일한 유기물인 듯, 매우 눈에 띈다. 하지만 나뭇잎은 한장도 붙어있지 않은 듯하다.
마츠리: 어떻게 할까.

어딘가 건물에 들어가보는 것도 좋을지도 모른다.
출입구가 보이는 건 조금 떨어진 유달리 높은 건물 뿐이다.
마츠리: 저기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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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마트폰에 저주받은 게임이라는 소문의 '우유리흐의 처방전'이 멋대로 설치 되고 있다. 

마츠리: 어…… 어째서!?
사라사의 몰래카메라인가?

이런 번거로운 짓을 할만한 여자는 아니지 않던가. 애초에, 그녀가 날 원망할 만한 짓을 한 기억은 없다. 
그게 아니라면, 내가 그녀에게 뭔가 저질렀나?

마츠리: 어, 어떻게 하지……?

 

▶스마트폰의 전원을 끈다

마츠리: 그, 그래! 전원을 끄면……
스마트폰의 사이드 버튼을 길게 눌러 전원을 끄려 시도한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꺼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츠리: 이 방법으로는 안되나. 젠장, 어떻게 해야……

 

▶내버려둔다.

마츠리: 별로…… 안 무서워. 아무렇지도 않아…….

마츠리: ……….

마츠리: ……….

마츠리: 무리무리, 무서워! 무서워! 어떡하지!!

어떻게든 설치를 막아야만 한다!


위험한 것에서는 떨어지는 게 상책이다.
나는 스마트폰을 내버려두고 내 방에서 뛰쳐 나오려고 했다.

덜컹덜컹!
손잡이를 돌려봐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

마츠리: 왜 안 열리는거야!

마츠리: 젠장, 마지막 수단이다!
스마트폰을 공포가 이겼다.

빠직!
나는 내 스마트폰을 벽에 던졌다.
땅에 떨어진 스마트폰의 액정은 깨져 있었다.
이것으로 저주받은 게임의 설치는 피했다.

마츠리: 하아ー……
큰 한숨을 쉰다.
마츠리: (대체 뭐였지…) 
사라사에게 연락이 하고싶다.
그녀가 저주받은 게임에 대해 말한 그 당일에, 내 스마트폰에 게임이 설치될 뻔했다.
분명히 무언갈 알고있음에 틀림없다.
그녀의 연락처는, 방금 부순 스마트폰 이외에도 태블릿 안에 등록되어있을 터다.
백업은 중요하다.

마츠리: !?

어디서부터인가 낯선 곡이 들려온다.

마츠리: …… 설마.

나는 책상 위에 놓인 태블릿을 보았다.

마츠리: 이건………….

 

 

'우유리흐의 처방전'이 태블릿에 설치되어있다.

그냥 보기에는, 같은 건 없다. 그냥 게임 화면이다.

딱 봐도 소녀만화풍의 선이 얇은 그림체의 캐릭터들이 이쪽을 보고 있다.

마츠리: 이게 저주받은 게임? 하핫, 허탕도 적당히 쳐야지.

갑자기 톱화면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마츠리: !?

 

쿵!

마츠리: ……… 어라.

살아있다. 게다가 상처도 하나 없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엄청나게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그런데, 내가 왜 떨어진 거지?

짝짝짝...

마츠리: ?

어딘가에선가부터 박수 소리가 들려온다.

마츠리: 문?

달리 갈 수 있는 곳도 없다.

눈앞의 문을 열었다.

마츠리: ……….

마츠리: 뭐야……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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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강의를 마친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나밖에 없는 방에는, 시계 초침 소리만이 울렸다.

마츠리: …….

혼자 있는 건 싫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동급생 남자와의 메세지를 읽어본다.

'밥이라도 먹을래?'라고 내가 보낸 메세지에 읽음 표시는 붙어있으나,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답장이 없다.

남자인 친구가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는 걸까.

여자인 친구는 간신히 사라사가 있다. 그러나, 그녀에게 있어 나는 가장 중요한 친구는 아니겠지.

마츠리: ………… 맞다, 사라사 녀석.

저주받은 게임이라니, 별로 무섭지 않다.

그저, 실종된 남자들이 전원 이케멘이라는 게 신경쓰일 뿐이다.

나도 이케멘 중 하나다. 아니, 하나 정도가 아니지. 이케멘의 대표라고 해도 좋다.

그리고, 이건 자랑이지만 여자 버릇도 나쁘다.

저주받은 게임의 이야기가 만약에라도 진짜라면, 나는 확실하게 표적이 되겠지.

그러나, 그래봤자 도시전설이다.

'우유리흐의 처방전'

그게 저주받은 게임의 제목이라고 한다. '우유리흐'가 뭐지?

시험 삼아 인터넷에서 '우유리흐의 처방전'을 검색해봤지만,
나오는 건 별 내용없는 기사 뿐이고, 게임 그 자체는 찾을 수 없었다.
당연하다. 정말 있는 얘기일 리가 없다. 겁 먹어봐야 소용없다.

띠링-

마츠리: 헉,
갑자기 스마트폰의 착신음이 울렸다.
스마트폰을 보았. 사라사로부터의 메세지다.
'무서우면 같이 밥 먹어줄 수도 있어. 물론 마츠리가 사는 걸로!'
바보 아냐, 쟤?
누가 무섭다는거야
.

띠링-

마츠리: 힉…
이번엔 전화다. 이 여자가.
나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마츠리: 야, 사라사. 나는 겁 안 먹었어.

사라사: ………….

마츠리: 사라사?

사라사: ………….

마츠리: 왜 그래, 무슨 말이라도 해봐.

사라사: …… 생

마츠리: ??? 

사라사: 역……ㅈ……역……재……

마츠리: 뭐? 뭐라고?
사라사의 목소리가 아니다. 목이 쉰 노파 같은 목소리였다.
누구자? 분명 사라사로부터 온 착신이었는데.
마츠리: 그만해, 장난치지마 .

사라사: 역…… 재…… ㅇ……

마츠리: 알았어, 인정할게. 이런 얘기는 잘 못 듣는단 말이야. 그러니까, 그만해.
사라사: 역재생
통화를 끊었다.
지금 이건 누구지?
통화이력을 확인한다.
틀림없다. 사라사로부터의 착신이었다.

마츠리: 응?
무언가가 설치되고 있다.

마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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